다마스쿠스의 붉은 카펫, 모스크바의 아사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시리아 다마스쿠스 공항에 도착했을 때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군사 의전대가 도열했다. 시리아 지도자 아흐메드 후세인 알-샤라아와의 회담에서 드론 기술과 식량 공급을 논의한 이번 방문은 UAE·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를 거친 중동 전격 순방의 마지막 일정이었다.
이 장면은 모스크바에 머물고 있는 전 시리아 대통령 바샤르 알-아사드에게 극적인 대조를 이룬다. 2024년 12월까지 러시아의 영향권 아래 있던 시리아에서 이제 푸틴의 최대 적수가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우크라이나가 파는 것: 드론과 전쟁 경험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4년간 우크라이나는 지원을 구걸하는 나라로 인식돼 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에게 직접 "당신은 지금 카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순방은 그 공식을 완전히 뒤집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어느 나라도 갖지 못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가 수만 대의 샤헤드 자폭 드론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방공망은 저비용 요격 드론 개발과 운용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실전 경험을 쌓았다. 걸프 국가들이 이란의 드론 공격에 미국산 패트리엇 요격미사일(발당 약 300만 달러)을 소모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저비용 요격 기술은 최적의 대안이 됐다.
228명의 교관, 실전 격추까지
우크라이나는 이미 228명의 군사 교관을 걸프 지역에 파견해 이란 드론 탐지·격추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여러 걸프 국가"에서 이란 드론 실전 격추에 직접 참여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젤렌스키는 "훈련이나 연습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는 현대적 방공 시스템 구축 지원"이라고 밝혔다.
키이우 라주프코프 센터의 전문가 올렉시 멜니크는 우크라이나가 단순한 드론 판매를 넘어 소프트웨어, 전자전 시스템, 해상 드론을 포함한 통합 방공 패키지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잃는 것
이번 순방의 외교적 파장은 단순한 협력 협정을 넘어선다. 러시아는 침공 이후 UAE·사우디아라비아 등과 무역 관계를 유지하며 서방 제재를 우회해왔다. 그런데 이 국가들이 이제 우크라이나와 협력 협정을 맺고 있다. 러시아 방산·외교 전문가 파벨 펠겐하우어는 알자지라에 "아랍 친구들이 러시아를 등지고 우크라이나로 향하고 있다. 크렘린은 이를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바레인·쿠웨이트·오만과의 다년간 무역 협상도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 중 하나로, 전후 재건 투자와 에너지 협력까지 포함한 포괄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핵심 요점
- 젤렌스키, UAE·사우디·카타르·시리아·터키 순방으로 드론 기술 기반 중동 외교 협정 체결
- 우크라이나 교관 228명 걸프 파견, 이란 드론 실전 격추 참여 확인
- 아사드가 모스크바에 있는 동안 젤렌스키가 다마스쿠스 활동 — 러시아 중동 영향력 약화